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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왜 더 많이 팔았는데 오히려 이익은 줄었을까?
경제·2026년 2월 23일·14 min read

왜 더 많이 팔았는데 오히려 이익은 줄었을까?

중견 제약사 10곳이 매출은 4.3%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0.4% 감소했습니다. 왜 더 많이 팔았는데 오히려 이익은 줄었을까요? 이 현상을 '마진 압축'이라고 부르며, 가격 결정권이 없는 기업들이 빠지기 쉬운 구조적 함정입니다.

10개 제약사,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줄었다?

최근 중견 제약사들의 실적 발표를 보다가 고개를 갸웃하게 됐어요. 10개 제약사의 매출 합계가 4조2477억 원에서 4조4296억 원으로 4.3% 증가했거든요. 그런데 영업이익은요? 2502억 원에서 2242억 원으로 오히려 10.4%나 감소했어요.

이상하지 않나요? 분명히 더 많이 팔았는데, 왜 남는 돈은 줄어든 걸까요?


숫자로 보는 이상한 현상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동아에스티라는 제약사의 경우, 원가율이 49.2%에서 54.2%로 5%포인트나 올랐어요. 100원어치 약을 팔면 원래 49원이 원가였는데, 이제는 54원이 들어간다는 뜻이에요.

더 놀라운 건 10개 제약사 중 7개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이라는 거예요. 100원 팔아서 5원도 못 남긴다는 거죠. 어떤 회사는 1~3%대에 불과해요. 이 상태에서 정부가 약가를 더 내리면? 바로 적자로 전환될 수 있어요.

반면 흥미로운 사례도 있어요. JW중외제약은 영업이익이 14.5% 증가했고, 일동제약은 매출이 오히려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이 48.5%나 늘었어요. 같은 제약 업계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활발한 생산 라인과 대비되는 이익 손실을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알약 포장 기계가 빠르게 작동하는 옆에서, 금고 속의 돈이 밖으로 흘러내려 사라지는 모습을 통해 '더 많이 팔았지만 이익은 줄어든' 상황을 묘사합니다.

왜 그럴까? 마진 압축의 비밀

이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마진 압축(Margin Squeeze)'**이라고 불러요. 이름 그대로 마진(이익)이 압축되는 거예요. 샌드위치처럼 위아래에서 동시에 눌리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위에서 누르는 것: 비용 상승

원료의약품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고, 전기료도 오르고 있어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때문이에요.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을 만드는 데 드는 돈이 계속 늘어나는 거죠.

아래에서 받치는 것: 가격 경쟁과 규제

그런데 판매 가격은요? 올리기가 너무 어려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제네릭(복제약) 시장의 특성이에요. 제네릭은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약을 똑같은 성분으로 만든 거예요. 마트의 PB상품(자체브랜드)을 떠올리면 돼요. A회사 복제약이나 B회사 복제약이나 성분이 똑같으니까, 비싸게 팔면 고객이 더 싼 경쟁사 제품을 사버려요.

둘째, 정부의 약가 규제예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제네릭 약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거든요.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이 강제로 내려가는 상황이에요.

치킨집 사장님으로 이해하기

동네 치킨집 사장님을 생각해 볼게요. 닭 원가가 30% 올랐어요. 그런데 배달앱에서는 경쟁 치킨집들이 할인 쿠폰과 무료 배달로 고객을 뺏어가고 있어요.

가격을 올리면? 주문이 뚝 끊겨요. 가격을 유지하면? 팔수록 손해예요. 100마리를 더 팔아서 매출은 늘었는데, 월말 정산해보니 남는 돈은 오히려 줄었어요. 이게 바로 마진 압축이에요.

택시기사님도 마찬가지예요. 기름값이 리터당 500원 올랐어요. 그런데 택시 기본요금은 정부가 정해요. 손님을 하루 30명에서 35명으로 더 많이 태웠는데, 기름값 내고 나면 실수령액은 예전보다 적어요. **"더 일했는데 더 못 번다"**는 역설이 바로 마진 압축이에요.

핵심 개념: 가격 결정자 vs 가격 수용자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나와요. **'가격 결정자(Price Maker)'와 '가격 수용자(Price Taker)'**예요.

애플은 가격 결정자예요. 아이폰 가격을 200만 원으로 올려도 사람들이 계속 사요. 왜냐하면 아이폰은 대체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제품이니까요.

반면 복제약 제약사, 쌀 파는 농부, 동네 치킨집은 가격 수용자예요. 시장이 정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내 제품이 특별하지 않으니까, 비싸게 팔면 고객이 떠나버려요.

가격 수용자는 비용이 올라도 가격을 못 올리니까, 마진 압축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반대 방향: 마진 확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아까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이 오히려 이익이 늘었다고 했죠? 이건 **'마진 확대(Margin Expansion)'**의 사례예요.

JW중외제약은 제네릭 대신 자체 개량신약 '리바로'에 집중했어요. 차별화된 제품이 있으니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거죠. 가격 결정권을 확보한 거예요.

일동제약은 다른 방법을 썼어요. 매출은 줄었지만 인력 효율화로 비용을 대폭 절감했어요. 위에서 누르는 비용을 직접 줄인 거죠.

마진 압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차별화된 제품으로 가격 결정권을 확보하거나, 철저한 비용 관리로 원가를 낮추거나.


'마진 압축'의 원인을 시각화한 이미지입니다. 거대한 산업용 프레스가 금괴를 납작하게 짓누르는 모습을 통해, 가격 결정권이 없는 기업이 겪는 구조적인 이익 감소 압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더 깊이 알아보기: 역사 속 마진 압축 사례

이런 현상은 제약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역사 속에서 계속 반복되어 왔어요.

2006년 Dell의 몰락

2000년대 초반, Dell은 PC 업계의 왕이었어요. '주문 후 조립' 모델로 공급망 효율성을 자랑했죠. 그런데 PC가 점점 상품화(commoditization)되면서, 아시아 제조업체들이 더 싸게 만들기 시작했어요.

Dell은 시장 점유율 19.2%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을 내렸어요. 결과는요? 영업이익률이 8.7%에서 4.3%로 절반 이상 감소했어요. 차별화 요소 없이 가격 경쟁에 돌입하면, 매출을 유지해도 마진이 급격히 압축되는 거예요.

테슬라도 피해가지 못했다

전기차의 선두주자 테슬라도 마찬가지예요. 한때 영업이익률 20% 이상으로 업계 최고를 자랑했는데, 2025년 말에는 5.8%까지 추락했어요. 2024년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고요.

왜 그랬을까요? 배터리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중국 BYD의 저가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거든요. 테슬라가 모델 Y 가격을 5,000달러 내려도, BYD는 더 싸게 팔아요. 가격 결정권을 잃어버린 거예요.

한국 제약사 vs 글로벌 제약사

숫자로 비교하면 더 명확해요. **한국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8%**예요. 그런데 **선진국 제약사들은 15~20%**거든요. 3~4배 차이가 나요.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선진국 제약사들은 특허로 보호받는 신약을 개발해서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어요. 한국 제약사 대부분은 제네릭 중심이라 가격 수용자로 살 수밖에 없는 거죠.


같은 논리로 이것도!

마진 압축을 이해하면 다른 경제 원리도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

총 수익과 총 비용이 같아지는 판매량이에요. 마진이 줄면 어떻게 될까요? 손익분기점이 올라가요. 예전에는 100개 팔면 본전이었는데, 이제는 150개를 팔아야 겨우 본전인 거죠. 더 많이 팔아야 적자를 면해요.

가격 탄력성(Price Elasticity)

가격을 올렸을 때 수요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나타내요. 탄력성이 높으면(가격에 민감하면) 가격 인상이 어려워요. 제네릭 의약품처럼 대체재가 많으면 탄력성이 높아서, 마진 압축에 더 취약해지는 거예요.

포터의 경쟁전략

마이클 포터 교수는 기업의 경쟁전략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눴어요. 비용 우위 전략(가장 싸게 만들기)과 차별화 전략(특별하게 만들기)이에요. 제네릭 제약사들은 비용 경쟁에 갇혀 있고, 신약 개발사들은 차별화로 가격 결정권을 가져요. 어느 쪽도 아닌 '중간'에 끼면 마진 압축의 희생양이 되기 쉬워요.


오늘 배운 것 정리

핵심 원리 한 문장: 비용은 오르는데 가격을 못 올리면, 더 많이 팔아도 돈을 못 번다.

인과관계 체인 복습:

제네릭 중심 사업 구조 → 차별화 불가 → 가격 결정권 상실 → 비용 상승은 계속 → 정부 약가 인하까지 → 매출 증가에도 이익 감소 → 생존 위협

다음에 주식 투자를 하거나 창업을 고민할 때, **"얼마나 팔 수 있나"**보다 **"얼마나 남길 수 있나"**를 먼저 따져보세요. 가격 결정권이 없는 사업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돈을 벌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여러분 주변에서도 '더 바쁜데 더 못 버는' 사례를 본 적 있으신가요?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핵심 용어

영업이익률 (Operating Margin)
100원어치를 팔았을 때 실제로 남는 돈의 비율입니다. 치킨을 20,000원에 팔았는데 재료비, 인건비, 월세 등 빼고 1,000원이 남았다면 영업이익률은 5%입니다. 이 숫자가 낮으면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게 없다'는 뜻입니다.
제네릭 (Generic Drug, 복제약)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끝난 후 다른 회사가 똑같은 성분으로 만든 약입니다. 마트 PB상품(자체브랜드)처럼 원본보다 싸지만, 만드는 회사 입장에서는 차별화가 없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합니다.
원가율 (Cost Ratio)
판매가격 중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든 직접 비용의 비율입니다. 10,000원짜리 제품의 재료비와 제조비가 5,000원이면 원가율은 50%입니다. 이 숫자가 올라가면 남는 돈이 줄어듭니다.
가격 수용자 (Price Taker)
시장에서 정해진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기업이나 사람입니다. 농부가 쌀을 팔 때 '나는 더 비싸게 팔겠어'라고 하면 아무도 안 삽니다. 반면 애플은 '가격 결정자'라서 아이폰 가격을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 (Economies of Scale)
많이 만들수록 개당 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빵 1개 만들 때 오븐 전기세가 1,000원이지만, 100개 만들면 개당 10원입니다. 그러나 어느 수준을 넘으면 오히려 비효율이 생기는 '규모의 불경제'도 있습니다.

인과관계 흐름

1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사업 구조

자체 개발 신약이 없으면 다른 회사와 똑같은 제품을 팔게 되어 가격 경쟁이 심해집니다. 내가 비싸게 팔면 고객은 더 싼 경쟁사 제품을 삽니다.

2

가격 결정권 상실 (Price Taker)

제품 차별화가 없으니 시장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의약품은 정부가 약가를 규제하므로 가격 인상이 더욱 어렵습니다.

3

원료의약품 가격 및 인건비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으로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릅니다. 기사에서 동아에스티의 원가율이 49.2%에서 54.2%로 5%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4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추진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제네릭 약가 인하를 추진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판매가격이 강제로 내려가는 상황입니다.

5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 감소

비용은 오르고 가격은 내리니, 더 많이 팔아도 남는 돈(마진)이 줄어듭니다. 10개 제약사 매출이 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4% 감소했습니다.

6

생존 위협과 구조조정 필요

영업이익률이 1-3%인 기업들은 추가 약가 인하 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큽니다. 신약 개발이나 비용 구조 개선 없이는 장기 생존이 어렵습니다.

영업이익률제네릭(복제약)원가율가격 수용자규모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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